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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한국인에게 있어서 아리랑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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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53회 작성일 11-01-17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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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10년 9월28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최한 아리랑 국제페스티벌 행사에 초청받아 서울시청 광장 앞 프레지던트 호텔 31층 모차르트 홀에서 발표한 강연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1. 민요아리랑
  민요 아리랑은 무엇인가 그리고 특색에 대해서

  흔히들 말하기를 “문학의 문학은 시(詩)이고 시의 시는 민요” 라고 했다. 민요 아리랑은 한국이라는 향토를 배경으로 한 한민족의 노래이다.

저 건너 갈뫼봉에
비가 들어서 나려온다.
우장을 허리에 두르고
김매러 갈거나

  이렇게 우리 민요는 아무 조건도 없고 아무 기교도 없이 소박하고 단순한 말로 때로는 방언까지 써가면서 직접 우리 감정을 가장 선명하게 표현 한 것이다. 서도민요, 경기민요, 남도민요, 동부민요, 한국의 어느 민요 권에 구별 없이 순박한 두메산골 처녀가, 논밭의 농부가 향토의 사상에 대하여 그들의 가슴에 넘쳐흐르는 물결 소리를 그대로 옮겨놓은 소리가 민요 아리랑이다. 요컨대 그들의 사랑의 기쁨과 슬픔, 그리고 괴로움, 또는 산천풍물과 인정, 풍속에 대한 감정을 가장 솔직하게 드러낸 그들의 가슴으로 불러온 민요 아리랑이다.
  우리 민요 아리랑은 누가 지어낸 소리가 아니고 이 나라의 서민들의 느낌이 흘러 넘쳐 나온 노래이니 누가 작곡을 했는지 작사를 했는지도 모르고 언제부터 부르기 시작한지도 모르고 그저 옛날부터 불러 전해져 내려왔다. 그러므로 민요 아리랑은 우리 서민들의 작품인 동시에 그들의 공동 소유인 것이다.
  민요는 세계 어느 나라에서든 많이 불리고 있다. 민요를 부르지 않는 나라는 없다. 민족이 있는 곳에는 민요가 있고 또 민요를 사랑하지 않는 민족도 없다. 어느 나라든 자기 나라 민요를 자랑스럽게 부르지 않는 나라는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같이 민요 아리랑을 많이 부르는 나라는 세계에서 그 예가 없는 것 같다. 쉽게 말해서 우리나라 사람치고 아리랑 한두 마디 못 부르는 사람이 없으며 아리랑이 없는 고장이 없다. 그 뿐인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아리랑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모든 이가 쉽게 만들고 부를 줄 안다. 그뿐만 아니라 해외에 사는 동포들은 모이면 아리랑을 함께 부름으로써 민족적 동질성을 확인하기도 한다.
  해외에 나가 있는 일본인은 기회만 있으면 후지 산을 거론하고 한국인은 아리랑을 부른다고 한다. 이 아리랑은 1945년 해방을 계기로 전 일제강점기에 더 많이 불리었고 해방 후는 그때보다 적게 불리었다. 그리고 국내보다는 해외에 나가있는 교포들에 의해 더 많이 불린 것도 사실이다. 민요 아리랑은 오랜 세월에 걸쳐 끊임없이 불리어 왔고 또 부르기 쉽고 선율이 아름다워 부른 사람의 마음에 와 닿기 때문에 국경을 넘어 세계로 전파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근래에 와서는 아리랑의 국제화, 세계화의 바람에 따라 코리아 하면 아리랑을 떠올리게 돼있다. 특히 이 필자는 반세기 동안 해외에서 생활해 왔기 때문에 아리랑과의 인연이 남다르다. 이제 아리랑과의 만남을 정리함으로서 “한국인에게 있어서 아리랑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에 대하여 답하려고 한다.

2. 해외생활에서의 아리랑과의
  만남

1)말레이시아 대학과 아리랑
  1967-70년 말레이시아 국립대학의 초청을 받아 3년간 초빙교수 생활을 했다. 어느 날 지리학과 학생들을 데리고 말레이시아 북부 페낭 지방으로 현장답사를 갔는데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페낭까지는 5시간 정도 걸린다. 중간에 학생들이 지루해하여 내가 마이크를 잡고 우리 민요 아리랑을 부르며 가르치기 시작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신는 임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한 구절 한 구절 내가 선창을 하면 학생들이 낯선 한국어 민요를 따라했는데 대학생들이라서 센스가 있어 곧잘 따라했다. 열심히 따라 부르는 아리랑 노래의 열창과 함께 어느덧 페낭에 도착했다.
  그 후 3년 초빙교수직을 마치고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는데 그 때 학생들이 나를 위해 송별연을 해 주었다. 무더운 밤, 야외옥상에서 열린 파티가 순서에 따라 잘 진행되다가 마침내 마칠 시간이 되었는데 사회자가 이렇게 말했다.
  “이제 더 이상 이 교수님의 미소를 보지 못하게 된 것이 무척 섭섭하다. 그러나 교수님께 배운 아리랑은 영원히 우리 가슴 속에 간직 될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야외실습 때 배운 아리랑을 부르기로 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신는 임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부르고 부르고 또 부른 노래 아리랑, 열대의 달 밝은 밤에 주변에 울려 퍼진 민요 아리랑, 나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이때의 심정은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2) 아리랑과 셰넌도어
  내가 근무하고 있는 유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하고 있는 학생의 아들(김윤재 군)이 학교 음악회에서 아리랑을 부른다고 하여 Beacon Heights Elementary School에 초대받아 갔었다. 강당에는 학부형들이 꽉 차있었다. 그런데 미국 초등학생들이 나와서 여교사의 피아노 반주에 맞춰 아리랑을 부르는데 곧잘 부르는 것이었다. 이어서 셰넌도어를 불렀다. 두 노래 모두 사랑의 노래이다.
  강원도 정선의 아우라지를 사이에 두고 처녀총각의 애달픈 사랑 노래, 그리고 백인 모피상과 인디언 추장 셰넌도어의 딸과의 사랑을 담은 셰넌도어 강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진 사랑의 노래- 셰넌도어는 필자가 유학시절 룸메이트 조지 나시(George Nasse)와 부르던 미국의 민요이다.
  음악회가 끝난 후 일부러 여교사를 만나 물어보았다.
“하고 많은 민요 중에 어째서 아리랑을 부르게 되었습니까?”
“제가 음악 대학에 다닐때 음악을 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아리랑은 자주 연주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아리랑을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 멜로디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그래서 뜻있는 음악회에 아리랑을 넣었다고 답했다.

3) 살린 미시건의 아리랑
  필자의 손자 셋이 미시건 대학에 다니고 있는데, 그 아이들이 고등학교 밴드부에서 음악회를 할 때 언제나 아리랑을 연주했다고 한다. 그 중 막내 손자는 밴드부에서 드럼을 연주하는데 아리랑을 연주한다고 해서 초청장을 보내줬다. 밴드부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미시건 Ann Arbor로 찾아갔다.
  그날 밤 밴드부가 연주했던 곡은 아리랑을 편곡한 곡으로 40여분 연주했다. 바닥에 깔린 아리랑 멜로디가 무척 아름다웠다. John Lampman 교사의 지휘로 꽉 찬 강단 위 수십 명의 대원들 속에 막내 손자가 있어서 더욱 감개무량했다. 학부모들의 열광적인 박수는 무엇보다도 성공적인 연주를 의미했다.
  나중에 다른 학부형이 돌아간 후에 Lampman 교사를 만나, 이번에도 똑같은 질문을 했다. 같은 질문에 같은 답이 돌아왔다.
“하고 많은 민요 중에 어째서 아리랑을 연주하게 되었습니까?”
“아리랑의 그 아름다운 멜로디 때문에 매년 음악회에 연주곡으로 아리랑을 넣고 있습니다.”
  이 때 나는 전 민요연구회장이며 시인인 신경림씨의 말, “국내보다 국외에서 많이 부른 아리랑이지요.” 라고 했던 말이 떠올랐다. 

4)피거 시거와 아리랑
  아리랑의 아름다운 멜로디 이야기가 자주 나왔으니 놓칠 수 없는 분이 미국이 낳은 세계적인 민요가수이며 작곡가인 Peter Seeger 씨와의 만남이다. 2005년 9월 22일 한국 아리랑연합회가 DMZ에서 개최하는 아리랑 축제 참가에 관한 초청장 전달을 위해서 Seeger씨가 살고 있는 New York에서 60마일 떨어져 있는 Beacon시에서 그를 만났다. 그 때 한국 방문은 건강관계로 어렵다고 했다. 한국의 민요 아리랑 축제를 위해서 특히 평화를 사랑하는 한국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서 꼭 가고 싶으나 90세 연령으로 장거리 비행은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그가 한 말 가운데
“Dr. Lee 참 이상하지요, 한국 사람들은 그렇게 아름다운 민요 아리랑을 부르고 살면서, 그 아름다운 아리랑을 왜 세계의 다른 나라 사람들과 나누지 않습니까? 누군가 꼭 영어로 써야 합니다.”
라는 이야기를 했었다. 필자는 이 이야기를 듣고, 직접 내게 준 조언으로 느끼고, 영문판 아리랑(Arirang; Song of Korea)을 쓰게 되었던 것이다. 그 분의 그와 같은 조언이 없었더라면 이 영문판 아리랑은 출판되지 않았을 것이다,

5) Bert Polman 교수와 장로교회의 찬송가 속에 아리랑
  영문판 아리랑(Arirang; Song of Korea)을 집필해보라는 권고에 필자의 무능함에도 불구하고 온 세계 사람들에게 한민족 정서가 잘 표현된 아리랑의 아름다운 멜로디를 글로 쓰기로 마음먹었다. 영어로 써서 “아리랑이란 무엇인가?”를 세계인들에게 알리기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하기 시작했다.
  이런 연유로 백방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이 분야에 관련된 사람들에게 자문을 구했고, 직접 만나보기도 했다. 그 때 우리는 놀랄만한 사실을 찾아냈다. 우리 민요 아리랑이 세계 이곳저곳에서 불리고 있었고, 또한 이 밖에도 아리랑이 미국 장로교회의 찬송가에도 수록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Bert Polman 교수(Calvin College, Grands Rapid, Michigan)에게 그 사실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이메일을 보냈다. 그에 대한 답으로 Polman 교수는 장로교회 찬송가에 민요 아리랑이 실려 있다는 것이 사실이라고 알려왔다. 이 소식을 받고 곧 Polman 교수께 그 연유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어떻게 아리랑이 장로교회 찬송가로 채택되었는지를 묻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자 그의 회신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말해 주었다.

“과거에 찬송가에 실린 곡은 거의 다 유럽이나 미국의 민요에서 뽑아서 수록되었으나 최근에는  남미,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 등에서도 아름다운 멜로디가 있으면 심의를 거쳐 수록하기로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David Koll 목사께서 한국의 민요 아리랑을 추천했습니다. David 목사는 한국인 자녀를 입양한 인연으로 아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아리랑의 멜로디가 심의를 거쳐 수록되었습니다.” 라는 것이다.

  Polman 교수의 견해는 오늘날 찬송가집에 실려 있는 곡들 속에는 곡의 원천을 검토할 때 정리되어야 할 찬송가가 많다며, 그런 점을 시정하기 위해서 찬송가를 차근차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민요 아리랑은 찬송가로 불리는 것뿐만 아니라 스웨덴에서는 자장가로 불리는 등 아리랑은 사람의 마음에 와 닿는 아름다운 멜로디이기 때문에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애창하고 있다.
  지난 9월11일 밤, SBS에서 방영되었다는 아리랑 특집도 이런 이야기를 토대로 일본, 미국을 찾아 녹화한 작업의 하나로 아리랑이 우리 민요로서 무엇인가를 알려주는 뜻있는 방송프로그램이었다.

6)뉴욕필하모니의 평양공연에서의 아리랑
  뉴욕필하모니 교향악단이 2008년에 평양을 방문했다. 본 연주가 끝난 후 감동에 젖은 청중들이 앙콜을 신청하자 홀에 가득한 군중 앞에 그들은 편곡된 아리랑을 연주했다. 그 순간 굳어있던 군중들의 표정이 부드러워지고 눈물마저 쏟는 광경은 우리 민요 아리랑이 가지고 있는 실상을 보여 준 것이었다. 아리랑은 한국인의 정서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정서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변화가 가능한 멜로디이기에 세계화에 가능성이 자못 크다고 본다.
  향가로 불리던 것도 이제는 단절되고, 일본 만엽집(萬葉集)도 오늘날에 와서는 많이 부르지 않고 있다. 남미의 탱고, 프랑스의  샹송, 미국의 Yankee Doodle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 민요 아리랑만은 그토록 오랜 세월 단절되지 않고 불리어 오고 있다. 일제강점기 36년 이란 기나긴 세월 속에 아리랑이 담고 있는 단결성, 저항성 그리고 해면성은 칠흑 같은 식민지 시대를 극복하고 승리로 이끌어 슬픔과 괴로움을 치유해 주었던 민족의 노래이고 한민족의 자각과 자부심을 심어 주었다. 그래서 아리랑은 우리 한민족이 존속하는 한 영원히 불리울 민요이고 나아가서 사랑과 평화를 갈망하는 전 세계인들의 주제가이기도 하다.
  몇 년 전 독일에서 작곡가들이 모여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민요를 뽑기로 했다. 그래서 유럽의 여러 나라 작곡가들이 모였다. 그 자리에는 한국, 일본, 중국 등의 작곡가들은 한 명도 없었다고 한다. 각국의 민요를 연주한 후에 투표했는데 그 결과, 많은 민요들 중에서 한국의 민요 아리랑이 1위로 뽑혔다는 것이다, 또한 세계 여러 나라 상대로 그 나라에서 가장 많이 불리는 민요가 어떤 것인지를 알아보는 조사에서는 그 결과 영국의 대니 보이, 독일의 로렐라이 그리고 일본의 야요이노 사쿠라 같은 것들은 자국민의 인지도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리랑을 자국의 민요로 꼽고 부르는 사람이 70-80%에 이른다고 한다. 이와 같이 아리랑은 한국인에 있어서 민족의 역사요, 고향이요, 영혼이요, 생명이요, 문화의 상징인 것이다.
  영국의 물리학자 존 틴달(John Tyndall)은 “남미의 탱고와 미국의 재즈와 아리랑과 같은 노래는 일반적인 5선 악보에 제한 될 수 없을 만큼 그 한과 분에 가득 찬 노래이며, 설움이 넘쳐흐를 때 부르는 노래이다”라고 했다. 강원도 두메산골에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부르는 노래, 북한의 삼수갑산, 풍산, 개마고원 지역에서 살던 화전민들의 화전민요 아리랑, 특히 1930년대 초반에 조세프 스탈린(Joseph V. Stalin)에 의해서 연해주에서 타슈켄트(우즈베키스탄)까지 강제 이민을 당한 중앙아시아의 각 지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들의 서러움에 복받친 노래 등 틴달의 말대로 오선지가 감당할 수 없는 멜로디라고 해도 무방한 것 같다.

3. 맺음말
  이제 주어진 주제, 한국인에게 아리랑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해야겠다. 아리랑은 한민족의 역사요, 고향이요, 문화의 상징이다. 그리고 한민족의 정서를 대표하는 민요이며 민족의 영혼이며, 생명이다. 서러움과 고통을 치유해 주는 노래이며 남북이 함께 부르는 응원가이기도 하다. 우리 민족의 몸에 흐르는 핏속에 공유하고 있는 노래이다. 한민족의 민요 아리랑을 우리 민족의 DNA라고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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