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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 너머로(2018.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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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최고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회 작성일 18-11-06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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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나가면서 냄비에 앉혀둔 찌개를 잘 끓여 먹으라 하던 것을 야구 본다고 태워버렸단다. 연기와 타는 냄새가 진동했을 때는 눈앞이 캄캄했을 것이다. 이를 어쩌면 좋아? 페이스북에 이런 사정을 올렸더니 우수수 댓글이 올라왔다. 나도 우연이 그 사연을 읽고 댓글을 달았다. ㅋㅋㅋ라고.  참 편하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댓글을 단 사람들은 그런 경험이 있었던 사람들이 많았다. 대체로 동정을 하고 공감을 하고 그럴 나이가 되었다는 둥, 더불어 사는 인정을 느끼게 한다. 어떤 사람들은 현명한 대안을 제시한다. 콜라에 베이킹 소다를 부어 철 수세미로 닦으라는 둥, 냉철해 보인다. 그렇게 해서 잘 닦이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내가 몰라보게 새것처럼 번쩍번쩍 닦이면 참 좋겠다. 요령이 넘치는 사람들도 있다. 얼른 가서 새것으로 사 놓으라는 사람, 아내에게 선물을 준비하라는 사람, 아내가 좋아하는 영화나 음악회 티켓을 준비하라고도 하고.......


재미있는 사람들도 있다. 아내에게 얻어맞아야 싸다? 안 쫓겨나서 다행이다. 타이머를 사라. 기억력이 더 망가지기 전에 유언까지 마련해 두라는 둥,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아니면 어떤 일에 몰입해서 인지는 모르겠으나 살림은 살림 살아본 사람들이 잘 하는 것이고 살림살이도 힘들고 고된 전문직이라는 점에 한 표다.


주의를 끄는 한 사람은 솔직해서다. 직장의 상사와 함께 차를 타고 가는데 도로공사 현장의 매연과 소음 속에서 인부들이 쭈그리고 앉아 점심을 먹고 있더라는 것. 얼마나 힘들까 생각하는데 상사가 “에이구 저런 꼬락서니들! 저러구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나?” 하기에 대뜸 들이 받았단다. “뭐가 어때서요?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고 먹고 사는 게 뭐가 나쁩니까? 우린들 별거 있습니까?” 속으로 자신의 삶이 그들보다 더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들이받았단다. 위선으로 범벅되고, 할 수 있으면 부정하려하고, 체면 때문에 허식하는 사람들이 수두룩한 현실 아닌가? 윗물은 거를 수 없이 더 엉망이고 별 것도 아닌 것들이 갑질을 해 대고..... 이 놈의 직장,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몇 번이라도 때려치우고 싶은 것을 눌러가며 사는 하루하룬데. 하기야 그 상사인들 업신여겨서 한 말은 아닐 게다. 그림이 영 아니라는 표현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오래전에 어린 아이들에게 에어컨이 잘 나오는 차를 타고 가면서 공부 열심히 안하면 나중에 저렇게 땡볕에서 소음과 먼지를 둘러쓰고 아스팔트를 파헤쳐야 할 거라고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때에도 곧 적절한 예가 아니라고 후회했지만 정정하지는 못했다. 직업에 귀천이 없으니 나중에 도로를 파고 후비는 일꾼이 되어도 좋다고야 하겠는가?


페이스북을 보면 사람 사는 모습이 보인다. 내가 못 가보는 세상 곳곳의 일상이 보이고 내가 생각지 못하는 다양한 생각들이 보인다. 내 글을 보고 좋아요를 눌러주는 사람도 있고 말없이 왔다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혹여나 티낼까 걱정이 되고, 있는 체 아는 체를 하지 않았을까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골목길을 가다가 나지막한 담장너머로 들여다 보이는 그 집의 일에 참견하는 느낌이다. 무어 할 일이 없어서 흘깃거리는지? 하기야 대문을 열어 젖혀두고 있으니 밀까 두드릴까를 걱정할 것 없이 들어가 보는 것이다. 혼자 있으면서 혼자인 것이 안정되지 못하여 또 슬며시 폰을 끌어당긴다. 중독이라고는 말하고 싶지 않다. 단풍들고, 지는 낙엽에 밀려오는 파문(波紋)이 외로움인지 그리움인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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