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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아닌데(2021.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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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최고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회 작성일 21-05-1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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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용택은 그랬다지요란 시를 읊었다. 흰 두루마기에 꺼끌꺼끌한 턱수염, 깊은 주름으로 가득한 가수 장사익은 이를 노래로 지어 불렀다. “이게 아닌데 / 이게 아닌데 / 사는 게 이게 아닌데 // 이러는 동안 /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 이게 아닌데 / 이게 아닌데 /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 꽃이 집니다 // 그러면서 /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 그랬다지요 

 

이 노래의 반주는 해금과 드럼, 기타, 베이스, 키보드가 함께한다. 백 코러스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들릴 듯 말 듯 한다. 안 들린다는 편이 낫겠다. 모두가 적절한 절제를 하는 것이다. 적절한 절제! 어느 하나가 독주하지 않으며 어느 하나를 무시하지 않으며, 네가 소리를 낼 때에는 기다려 준다. 소리가 크게 나, 놀래키는 것이 있고 약하고 가늘게 애간장을 녹이는 악기가 있다. 그러나 그 어느 하나도 튀거나 설치지 않는다. 나는 해금의 소리를 더 듣고 싶었으나 애만 태우고 갈증을 남겼다. 노래는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를 연발하며 끝난다.

 

오월의 중순에 접어드니 이제,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겠다. 겨우내 파먹던 쌀독이 바닥나고 씨감자, 씨고구마를 심고 나니 보리는 아직 익지 않았고 먹을 것은 푸성귀뿐이었던 시절, 해는 길어지고 뻐꾸기 소리가 슬프게만 들리는 것은 주린 배 때문이었다. 좋아서가 아니라 배고파서 진달래꽃이며 찔레꽃을 따 먹었다. 쑥은 차라리 약이 되는 보신제였다. 그러나 한 동안 사라져 있던 그 말이 도진 병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와 함께 되살아났다. 1년을 넘게 시달리는 동안 민초들의 통장엔 음수가 늘어났고 이젠 더 빌릴 곳도 없는 처지가 되었다. 그런데도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지 모르는 처지다. 신춘궁기(新春窮期). 내가 누구를 탓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이건 아니다. 이게 아닌데!

 

나는 초등학교 때에 자석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자석으로 전기를 만드는 것을 보고 등잔불로 자라면서 발전기를 만들어 보려했다. 자전거의 헤드라이트에 불을 켜는 것이 바로 자가 발전기다. 개울물을 막아 낙차(落差)로 물레를 돌리면 발전기를 돌릴 수 있겠다 싶어 나름대로 헛수고를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 자석은 지남철(指南鐵)이라며 자유롭게 움직이게 두면 한쪽이 반드시 남쪽을 가리켜서 놀랍기도 했지만 쇠붙이를 끌어당기며 주렁주렁 매달기도 하였다. 쇠를 끌어당기려면 자석을 쇠붙이에 가까이 가져가야 했다. 어느 정도 떨어져 있으면 끌어오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정치판이 그렇다. 서로 떨어져서 다가가지 않는다. 다가가면 멀어지는 것이, 같은 극끼리 있는 것 같다. 힘이 센 여당이 야당의 말을 들어주고 다가가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끌어올 수 있는데. 그런데 이걸 못한다. 이게 아닌데!

 

510, 대통령의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이 있었다. 달라진 모습을 보고 싶었다. 1년이 남은 지금, 답답해서 어서 지나갔으면 싶은 마음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는 법정시한(510)내에 채택되지 못했다.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국무총리, 감사원장, 대법관과 국회에서 선출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및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의 경우 정부가 임명동의안을 제출하면 국회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20일 이내에 본회의 표결로 처리하게 된다. 국무위원(장관)의 경우 국회 소관 상임위가 청문회를 마친 뒤 내정자의 적격 여부에 대한 의견을 담은 경과보고서를 내어야 하지만 결과에 관계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그래서 그동안 29명이 동의 없이 임명된 것이다.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이 곶감이란다. 깊은 산골 오두막집에 우는 아이 잡아먹으러 호랑이가 왔다. 엄마가 호랑이 왔다해도 아이는 울음을 그치지 않는다. 그러다가 곶감을 준다하니 뚝 그친다. 이에 놀란 호랑이가 곶감이 무서워서 달아났다. 얼마나 무섭기에 울던 아이가 그칠까? 그런데 사람들은 세금이 더 무섭단다. 멀쩡하게 사는 집에 시세가 오르니 세금을 더 내어야 한단다. 소득은 오르지 않았는데. 이제 나이 들면서 보니 세월이 엄청 무섭다. 막을 수도 없고 더디게 가도록 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수명이 길어졌다 해도 세 자리를 채우는 사람은 주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더 무서운 녀석이 나타났다. 바로 표(). 표 떨어지고 나니 또, 표 떨어질까 여론의 눈치를 심히 본다. 소신 있고 옳은 일이라면 표가 떨어져도 해야 할 일 아니던가.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올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던 말을 뜻도 모르고 외우던 초등학생이 아니지 않은가?

 

국민을 대표하는 선량들을 보며, 장관으로 추천 받은 인물들을 보며, 골라서 기소하는 검찰을 보며, 미루고 미루는 정치인 관련 재판을 보며, 죽어도 내편만을 감싸는 사람들을 보며, 표 떨어질까 소신을 뒤집는 정치인을 보며, 춥고 배고픈 사람들을 못 본체하는 나를 보며 나오는 말이,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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