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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차 세계대전 종전 60주년 /이만석구 (53호 8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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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코리안 타임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73회 작성일 05-08-18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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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우리를 불쾌하게 만드는 일본발(發) 뉴스가 하나 있다. 바로 야스쿠니 신사다. 도쿄 중심가 황궁 옆 도쿄돔 야구장의 2배 크기인 3만평의 부지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1869년 메이지 천황 시절 황군의 혼령들을 위로하기 위해 쇼콘샤(招魂社)라는 이름의 국가 신사로서 세워졌다가 1879년 지금의 이름으로 개칭되었다. 한자로는 정국신사(靖國神社)라 하는데 여기서 정(靖)은 평안편안케 하다라는 뜻이므로 곧 일본이라는 나라를 평안케 한 호국영령들을 모신 제사 시설 정도의 의미가 된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편안해 보이지 않는다.

  일본에는 모든 자연현상이나 인간의 활동에는 제각기 이를 관장하는 신이 있다고 믿는 고유의 종교, 즉 신도(神道)가 있다. 어림잡아 8백여만 종류의 신이 있다고 하는데 신사란 이들 신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다. 국립묘지가 없는 일본에서 야스쿠니 신사는 우리의 국립묘지와도 같은 상징적인 곳으로, 그 많은 신들 가운데 도쿠가와 막부가 무너진 메이지(明治)유신(1867) 이후 근대 일본이 치렀던 내란과 전쟁, 즉 청일전쟁, 러일전쟁, 제2차 세계대전 등 11개 전쟁에서 숨진 전몰자(戰沒者) 246만여명의 명부(名簿)를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설립 이래 이곳은 황실이 경비를 부담하는 국가신도(神道)를 상징하였으나, 제국주의 시절에는 천황숭배와 군국이념을 조장하는 국영 신사로 군국주의 확대정책을 종교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곳이었다. 전후 좌파정권의 야스쿠니 신사 철폐안 제기나 우익세력의 공식참배 주장도 모두 이런 역사의 배경 때문이었다. 전후 일본에 진주한 맥아더 사령부도 이러한 위험성을 깨닫고 국가와의 연결고리를 차단, 이후 국영 신사라는 특권적 지위를 상실한 채 단순한 종교법인으로 전락하게 되었으나 태평양 전쟁 당시 총리 겸 육군대신 도조 히데키(東條英機)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의 위패가 봉안된 사실이 1978년 알려지면서, 야스쿠니 신사의 참배가 일본의 전쟁 정당화로 연결될 것을 우려하여 반발하면서부터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는 장소가 되었다.

  올해로 제 2차 세계대전 종전(終戰) 60주년을 맞이하게 되었다. 우리로서는 해방 60주년, 일본으로서는 패전 60주년, 미국의 입장에서는 승전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 이들 나라들의 입장은 해방과 패전, 승전이란 단어들의 차이만큼이나 현저하다. 우리와 중국의 거센 반발을 뒤로하고 최근 또다시 감행된 총리를 위시한 일본 지도층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더 나아가 이것이 상징하는 일본의 우경화 진행은 주변국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반면 태평양 전쟁시 교전국이던 미국은 일본으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아시아 제국에게는 오히려 냉담하리만큼 일본에 관대한 입장이다. 최근 프랑스 일간 르 몽드지(紙)는 고이즈미 정부의 친미 정책과 야스쿠니 신사 참배 문제를 언급하며 일본은 미국에 줄을 서면서 한국 및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동북아에서 고립돼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또한 이웃 국가들의 반응에 대한 무관심하며 미국에 기탄없이 충성하며 대미 관계를 절대적으로 우선시 하는 일본의 정책으로 인해 갈등 해소에 기여할 아시아 공동체적인 감각은 차단되고 있지만 동북아 3국 간 이견(異見)이 이 지역에서 헤게모니 야심이 있는 미국에게 있어서는 그리 기분 나쁜 일이 아니라고 꼬집고 있다. 종전 60주년. 국제사회의 기류는 하루가 멀다 하고 급격히 변하고 있다. 치열했던 전쟁은 어쩌면 그저 오래 전 기억이 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바야흐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는 시대이다. 일본의 우향우는 이미 시작된, 거스를 수 없는 대세처럼 보인다. 헌법개정이 이뤄지면 자위대는 군대로 바뀌어 유사시 해외에도 마음 놓고 파견될 수 있다. 이처럼 우경화로 가는 일본에 대해, 그리고 이를 묵과하는 미국에 대해 감정적 대응은 자제하면서 우리도 그들도 다 같은 국제사회의 일원이라는 점을 감안, 좀 더 실리적이고도 현명한 대응방법은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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