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접주인: 단순해집시다 > 시사칼럼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사칼럼

몽접주인: 단순해집시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no_profile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37회 작성일 09-01-24 08:27

본문

나기정/편집장

  미국에서는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가 연달아 있는 연말이 되면 멀리 있는 가족들이 한데 모여 명절 분위기를 즐긴다. 필자가 일하는 호텔에서 같이 근무하는 부사장 페리는 추수감사절에는 장모님과, 크리스마스에는 본인의 어머니와 명절을 보낸다. 재밌는 것은 장모님에게는 호텔비를 받고 자기 어머니는 공짜로 재워준다는 것이다. 부사장 정도면 서너일 돈안내고 묵는것은 일도 아닌데도 말이다.

  오바마 역시, 얼마 전 장모님 이야기로 세간의 관심을 받았다. “과연 오바마는 행운아인가?” 라는 애매한 제목이었다. 이야기인 즉슨, 오바마의 장모가 오바마의 두 딸, 말리아, 샤샤를 돌봐주러 백악관으로 입성을 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오바마가 직접 부탁했던 것이고, 이미 허락된 이야기를, 오히려 미국 국민들이 더욱 걱정하며 논란을 벌이는 내용이었다.

  이렇듯 미국에서 장모와 사위의 관계는 한국에서의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처럼 문제가 많다고 한다. 심지어 장모와 사위에 관한 유머도 자주 접할 수 있고,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단골로 등장하는 주제이기도 하다. 관련된 유머를 몇가지 들어 보면,

  장모님의 이동수단은?
  정답: 빗자루
  장모님의 가장 나쁜 두 가지는?
  정답: 두 얼굴

  한남자가 개를 데리고 수의사를 찾았다. 대뜸 수의사에게 멀쩡한 개의 꼬리를 잘라달라는 것이었다. 수의사가 묻기를 “아무런 문제가 없는 개의 꼬리를 왜 자르려고 하십니까?”
“장모님의 집에 오셨을 때 집안의 어떤 것도 장모님을 반기는 것이 죽도록 싫어요.”

  이렇게 미국 사회의 농담들 속에서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장모와 사위의 갈등처럼, 한국 사회의 고부간 갈등은 이미 ‘전통’이라고 할 정도로 오래되었고 일반적인 주제이다. 한국의 고부갈등에 대해서는 필자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미 다양한 직-간접 경험으로 더 잘 알고 있으리라. 서민적 짧은 노래 한 마디 속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시집살이 개집살이.
          고추 당추 맵다해도,
                시집살이 더 맵더라’

이런 씁쓸한 노래를 혼자 밥 지으며, 혹은 빨래터에서 방망이로 빨래를 내려치며 구슬피 불렀으리라. 그런 갈등 속에서 호구지책으로 주어진 해결책이 ‘귀머거리3년, 장님 3년, 벙어리3년’이라는 소극적이고 폐쇄적 방법이었다. 그러하기에 참고 가두어 둔 마음의 병은, 육체적 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감정을 참고 가둬둘 것이 아니라, 단순하게 치부하고 넘기는 지혜가 더 많았다면,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에서 오는 ‘화병’은 그토록 심각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너와 나를 별개로 생각하고 심지어 가족 간에도 철저한 개인주의를 주장하는 서양사회에서도, 우리 한국사회와 유사한 가족간 갈등이 있다고 하니, 일면 놀랍고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서양과 동양을 거치며 이념과 철학, 문화가 달라도, 사람 사는 모습은 세계 어디를 가도 마찬가지라는 결론에 반갑기도 하고 위로가 되기도 한다.

  인도의 정신지도자 간디는 진보란 ‘단순화의 과정’이라고 했다. 또한 노자 역시, ‘삶의 단순화’가 이상적 삶이라고 설명한다. 전세계 구석구석 어디에나 가족 구성원 간에 갈등은, 어쩌면 자연스런 모습일지 모른다. 그 때마다 얽힌 감정들을 쌓아두고 덮어두기 보다는, 단순하게 생각하고 농담으로 넘겨보는 지혜를 가져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단순하게 생각하고 살아간다는 것이 현대생활에서는 정말 어려운 문제일 수 있지만, 지혜와 위트로써 극복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찿아낸다면, 마음의 스트레스 레벨을 많이 낮출 수 있을 것이다. 지난 한 해가 복잡함으로 피곤했었다면, 새해에는 그저 단순해지는 한 해로 살아봄이 어떨까? /

추천0 비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4건 1 페이지
게시물 검색


Copyright © utahkorean.com.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