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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접주인: 통(通)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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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23회 작성일 09-02-07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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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기정/편집장

  요즘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드라마를 꼽는다면 ‘꽃보다 남자’임에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드라마의 원작은 일본만화에서 왔음도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사실 원작 만화의 인기에 비하면, 드라마의 인기는 절반도 안 돼 보인다. 일본만화나 혹은 소설의 인기는 이미 일본문화가 정식으로 개방되기도 전부터, 인기가 치솟았고 개방될 날을 기다리며 차곡차곡 쌓여왔었기 때문이다.

  중국문화 또한 요사이 주춤해 보이지만, 90년대 초반 한국을 휩쓸었던 홍콩영화들은 한국 내에서 헐리우드 영화보다 더 환영 받았었고, 장국영과 주윤발은 한국의 여느 정상 배우 못지 않은 인기를 한국의 영화팬들로부터 받았음도 기정 사실이다.

  이쯤되면 ‘한류’ 이야기를 안할 수가 없다. 한류라는 한국문화 물결을 타고 남으로는 일본과 동남아로 뻗어 내려가고, 북으로는 중국까지 달해, 양국가에서 영화배우, 가수들은 국빈급 대접을 받으며 한국문화 전파의 선봉에 서고 있다. 세나라가 다른 외모를 가지고, 다른 음식을 먹으며, 달리 생활하고 있다지만, ‘한류열풍’의 현상을 보면 어딘지 내면에는 서로간의 문화에 공감할수 있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세나라의 문화적 공통분모는 단지 현대사회에서만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각 나라의 고전문학이나 회화 또는 전통음악을 살펴보면, 어느 나라의 것인지 구분이 되지 않을 만큼 비슷한 소재와 주제, 그리고 음조나 가락이 발견된다.

  자연을 소재로 하는 미술작품들은 중국의 고대 미술세계를 대표한다지만, 동시대 한국의 예술품들의 소재와 주제도 유사하게 나타난다. 시나 글의 경우, 일본에서 발전한 하이구는 5-7-5 형식으로 글자 수를 맞추며 절제된 언어로, 자연과 하나되는 인간의 감정을 표현했듯이, 한국의 시조도 소수의 언어로 장대한 자연에서 받은 감정을 풍부하게 표현했다. 노래의 경우, 한국의 ‘한오백년’과 일본의 ‘오이와케’는 한국인이 오이와케를 듣고, 일본인이 한오백년을 듣고서 서로 자국의 노래라고 할 정도로, 비슷한 음조와 가락을 가지고 있다. 한오백년은 가슴 속의 한을 탄식으로 극복하는 정서가 보이듯이, 일본인들은 오이와케를 통해 그런 애절함을 토해냈던 것이다.

  한국, 중국, 일본의 문화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공통점들을 작은 지면에 설명해 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요소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통점을 크게 세가지로 구분한다면 대략 다음과 같은 관점들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철학적 관점으로, 명가(名家)의 혜시(惠施)가 제일 먼저 제시하였듯이, 자연을 향한 동양의 사상을 ‘인간과 천지만물은 하나’로 보고 표현했었다는 사실이다. 이 사상은 장자가 결국 ‘몽접주인’ 즉, ‘내가 나비가 되고, 나비가 내 자신이 된다’라는 꿈 속에서의 깨달음으로 널리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이렇게 자연과 결부된 인간의 문예사조나 사상들은 한국, 중국, 일본은 물론 모든 동양권의 나라들을 통해 유사하게 배어있는 것이다.

  둘째는 지리적인 관점으로, 중국으로는 백두산을 사이에 두고 예로부터 육로를 통해 언제라도 쉽게 왕래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었고, 바다 건너 일본은 항로를 통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환일본대류권이라는 지리적 특징으로 인해, 해류를 따라 문화가 오고가고 전파되었었다. 이미 1980년대에 유타대 이정면 박사는 환일본대류권을 주장하여, 한국의 동해안 지역에서 일본의 서쪽 해안가 지역 으로 흘러 들어갔다가, 다시 동해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환형태의 해류를 설명하며, 양국의 문화가 비슷한 형태를 이루는 이유를 해석한 바 있다.

  세째는 정서적인 관점으로, 세나라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좌식문화’로 설명한다. 좌식문화로 인한 정적(靜的)인 감성은, ‘입식문화’에서 오는 동적(動的)인 서양문화와 다르게 해석한다. 중국학의 대석학 프린스턴대의 위잉스에 따르면, 동양문화는 ‘내향적 문화’로써 밖보다 안을 중시한다고 주장한다. 내향적인 정서를 위잉스는 “그침(止), 정함(定), 고요함(靜), 편안함(安) 등으로 설명하며 동양문화의 일반적 정서와 현상에 적용한다고 했다.

  위에서 말한 세가지 관점으로 한국, 중국, 일본으로 대표되는 동양문화의 역사적 문예사조와 사상을 개념적으로 살펴보았지만, 사실 이렇게 방대한 범위를 해석하고 설명해 낸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모한 시도나 몽상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단지 이 정도의 관점만으로도 삼국의 문화는 다양한 면에서 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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