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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思)계절 - 왜? 라고 물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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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운영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55회 작성일 09-02-07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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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유타대 레저학과 박사과정

 프랑스 유학시절, 언어와 문화를 좀 더 폭넓게 배워볼 작정으로 근처 교회를 찿아 약 2년간 출석한 적이 있다. 덕분에 프랑스 가정에서만 볼 수 있는 문화와 생활 언어들을 많이 습득할 수 있었는데, 그 중에 한가지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 평소 믿음이 좋고, 헌신적인 프랑스 아줌마가 아무도 없는 화장실 앞에서 2학년된 자기 아들의 뺨을 때리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되었다.  그냥 때리는 것이아니라, ‘후려 갈긴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몇 대를 때리는 것이었다.  필자의 배 속에 싸늘한 느낌이 올 정도로 강한 체벌이었다. 당시 그들이 필자를 보지 못했기에 그냥 지나쳤지만, 시간이 갈수록, 조각같이 생긴 어린아이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기에 그렇게 호되게 맞았을까…. 궁금증은 커져만 갔다. 여러 달이 지난 후, 아줌마 기분이 좋아보였을 때를 틈타, 조심스레 물어보았다.

  이유인 즉슨, 모두가 정숙하게 예배하는 장소에서 아들이 떠들고,  장난이 너무 심했다는 것이다. 다른 이들에게 피해 준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유자체가 어이 없었다.
  사실, 미국에선 이런 경우, 필경 신고가 들어갔을 텐데, 프랑스에선 다른 곳에서도 여러번 목격한 경험이 있음에도,  주위에서 신고하는 경우는 없었다.

  유럽에서는 (가정마다 다르겠지만) 종종 호된 체벌이 있을 정도로 가정교육에 있어서 상당히 엄격하다. 영국도 체벌로 유명한 나라인데, 손을 직접 사용하는 프랑스와는 달리, 주로 ‘사랑의 매’를 이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은 가정교육 차원으로 부모에게서 행해지는 체벌이지, 부모가 아닌 다른 사람으로부터 오는 체벌은 거의 없다고 한다. 대부분 체벌하기 전에는 가정마다 몇가지 원칙이 있는데, 공통적인 것은 왜(why) 그래야하고, 왜 그러지 말아야 하는 충분한 설명이 따른다는 것이다. 교회에서는 왜 정숙해야하고, 떠들거나 장난치면 왜 안 되는 것인지, 자녀 연령에 맞게 쉽고도 정확히 설명해 준다고 한다. 일대일로 마주보고 설명해 주고, 이해했는지를 확인하고, 몇 분 안 지나서, 또 잘못을 하면, 두번째로 똑같이 경고하며 자세히 설명해 준다고 한다. 세번째 잘못이 반복이 되면, 설명을 더 이상 안하고, 자식에게 왜 잘못한 것인지를 설명해 보라고 한다. 어린이가 잘 기억 못하면, 몇 번이고 설명해 주지만, 이유를 정확히 알고 설명했을 때에는, 바로 화장실로 끌려가는 것이라고 한다. 단지, 때릴 때에는 (자식을 위해) 다른 사람들이 구경할 수 있는 곳은 가급적 피한다고 한다.

  필자는 그 때 이후로, ‘왜?’ 라는 지적 호기심과 논리적 이유에 관한 중요성을 실감하고, 관심을 가져 왔지만, 정작 ‘내 자식 교육’에선 번번히 실패했다. 아들이 잘못을 하면, 수준에 맞는 이유나 설명없이, “떠들지 말라니까, 왜 자꾸 떠들어?” 하고 눈을 크게 뜨고, 고함 먼저 나온다. 현재 논문 담임교수님의 “자네는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하는 간단한 질문에도, 너무 당연한 것이고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대답 못했던 당황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아마도 필자는 연령 수준에 맞는 교육과 설명을 부족하게 받았던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논리적, 지적 분석력이 몸에 배어있지 않은 탓이기도 한 것 같다. 언젠가 한국 방문 때, 버스 안, 뒤쪽에서 들렸던 얘기처럼, “엄마, 하늘은 왜 파래?” 하고 딸이 질문했을 때, “아이 귀찮게 왜 자꾸 물어봐? 에이, 몰라!” 하고 대답하기 보다는, 지식이 부족하면, 차라리 “하늘은 마음이 착하고 늘 푸른 마음을 가져서 그런가봐!” 라고 꿈을 심어주는 말이라도 둘러댈 수 있는 것 아닌가.

  누구보다 부모가 지혜로와야 하겠지만, 어쨌든 눈높이에 맞추는 교육은 연령대가 어리면 어릴수록 더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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